삶의 대본 찾기 – 실제 사례 (일부 발췌)

* 본 사례들은 실제 세션의 내용들로 이루어진 것이며, 사례자들의 이름은 익명으로 하였습니다.

사례 1 - 무서운 카메라

* PJ – 40대 중반 여성 (아동심리상담가)

현재 삶의 원인을 알 수 없었던 공포의 원인을 전생에서 찾는 이야기

이 사례는 무의식속의 기억이 현재 삶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처음 이 사례자의 무의식의 기억인 전생으로 갔었을 때는 손에 땀을 쥘 정도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서 펼쳐지는 내용들은 드라마틱함 자체였다.

PJ는 40대 중반의 여성이다. 남편과 두 명의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PJ의 전공은 성악이지만 현재 아동의 심리 상담을 주로 하고 있으며, 아이들의 학습상담 등도 함께 한다.

이 무의식의 여행 과정을 시작하면서 항상 먼저 하는 질문이 있다. 이 과정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것이다.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대부분 사람들 마다 다르다. 현재의 삶이 힘들어서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미래를 알고 싶거나, 과거의 전생, 생과 생 사이를 알고 싶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어찌되었든 이 과정은 모든 사람들에게 나름의 질문의 해답을 찾아간다. PJ는 이 무의식의 여행 과정을 통해서 왜 삶에서 힘든 패턴이 반복되는 지, 여기에 태어난 이유, 무엇을 위해, 어떤 삶을 살기 위해 태어났는지를 알고 싶다고 하였다.

PJ에게는 현재 삶에서 크게 불편한 두 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특정한 상황에서의 불안한 문제이고, 두 번째는 시어머니와의 갈등이었다. 첫 번째 문제는 나름 명상 등을 하면서?조금 좋아지긴 하였으나 특정한 상황에 있게 되면 아주 불안하고 참을 수가 없다고 하였다. 그 특정한 상황이란 사진 등을 찍게 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데, 특히 스튜디오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포즈를 취하다가도, 카메라 뒤에서 사진사가 하나, 둘 그리고 셋을 외치는 그 순간을 참을 수가 없고, 자신도 모르게 무서워서 일어나 버린다는 것이다. 그 짧은 시간조차 긴장감이 느껴지고, 속에서 뭔가 치밀어 오르고 그런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다고 하였다. 이렇게 맞은편에서 누군가가 카메라로 자신을 사진 찍는 상황뿐만이 아니라 명상을 하려고 눈을 감고 가부좌를 하고 있어도 앞에 누군가가 있으면 아주 힘들어 하였다. 비록 그 사람이 친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또한 이런 불안감의 연장선상에서 남들 앞에서 주목을 받거나, 혼자 일어서 있으면 떨리고 불안한 일종의 무대공포증이나 대인공포증도 있다고 했다. PJ는 첫 번째 이 상황을 ‘고요함 속의 팽팽한 긴장’이라고 이름 붙였다.

PJ에게 무의식과 소통할 수 있는 무의식 체크방법과 의식속의 시공간을 확장하는 타임네비게이션을 만드는 작업을 한 후. (이 타임네비게이션 작업을 통해서 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시공간의 범위를 태어난 시점 더 이전의 과거의 시공간과 그리고 현재 이후의 미래의 시공간으로 확장한다.) 이 첫 번째 ‘고요함 속의 팽팽한 긴장’이라는 것이 무의식속에서 어느 시공간에서 기인한 것인지를 체크해 보았다. 현재 삶의 어린 시절이었는지 아니면 더 오래된 기억이었는지를. 처음 시도한 PJ의 무의식체크에서 이 불편한 신호는 전생의 어느 한 부분에서 희미하게 나타났다.

PJ : 뭔가가 있는 느낌은 드는데… 두려운 느낌이 드네요.

SR : 잘 떠오르지 않나요?

PJ : 아니요, 뭔가 희미하게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가지 못하게 막는 느낌이 들어요. 가보고는 싶은데 잘 안 떠오르네요. 뭔가 두려운 느낌이…

(대개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막혀져 있는 느낌이 들 때는 보기 힘든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무의식에서 가기 힘들어 한다. 그 사건 속에 충격적이거나 트라우마에 해당하는 장면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일종의 무의식의 저항이라고 하는데, 이럴 경우에는 억지로 그 장면을 떠올리게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가 있다. 좀 더 안정된 상태에서 객관적 시각을 유지한 채로 다시 접근하였다.)

(잠시 휴식)

SR : 저도 옆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시고, 안심하시고 다시 떠올려 보세요.

PJ : (훨씬 안정된 상태에서 다시 떠올려본다) 네.

(잠시 침묵)

SR : 무엇이 보이나요?

PJ : 나무가 보이고, 마룻바닥 같은… 위에 있어요.

SR : 여자입니까? 남자입니까?

PJ : 남자…

SR : 자 얼굴을 보세요. 나이가 몇 쯤 되었지요?

PJ : 삼십대…

SR : 이름을 한 번 불러보세요.

PJ : 민석…

SR : 민석이와 본인은 어떤 관계인가요?

PJ : 저예요!

SR : 처음 보는 얼굴인데 본인인지 어떻게 알 수 있죠?

PJ : 그냥… 알 수 있어요. 느낌이 저예요.

SR : 지금의 본인의 얼굴과 같습니까?

PJ : 다르게 생겼네요.

SR : 한국입니까? 외국입니까?

PJ : 한국. 북쪽지방 같아요. 중국은 아닌데 중국과 가까워요.

SR : 실내인가요? 아니면 밖인가요?

PJ : (긴장한 표정) 밖이에요.

SR : 주위엔 아무도 없습니까?

PJ : 네… 주위는 아직 잘 보이질 않네요.

SR : 밖인데 마루 같은 곳에 있습니까?

PJ : 네.

SR : 밖인데 마루 위면 정자 같은 곳입니까? 위를 쳐다보세요, 지붕이 있나요?

PJ : 아니오. 없어요.

SR : 지금 뭐하고 있나요?

PJ : 나무에… 나무에 묶여있어요.

SR : 죄를 진겁니까?

PJ : 아니오. 억울하게 잡혀있어요.

SR : 다시 주위를 둘러보세요. 주위에 사람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PJ : 네, 없어요. (잠시 침묵) 아직 주위는 잘 안보여요.

SR : 그냥 일반 평지입니까 아니면 산 속 같은 곳입니까?

PJ : 주위가 산처럼 보이네요.

SR : 제가 신호를 하면 바로 연도가 떠오를 겁니다.

PJ : 1939년.

SR : 입은 옷을 보세요. 1930년대 한국이면 일제 강점기일 텐데 그 당시 옷입니까?

PJ : 네. 허름하고 군데군데 찢겨져서… 허름하고 찢겨진 한복이네요.

SR : 어떻게 그곳에 묶여있는 것이지요?

PJ : 독립운동을 하다가 잡혔어요. 옷도 고문에 찢겨 졌고…

SR : 나무에 묶여있었던 상황에서 주위에 아무도 없었는데, 이제 시간을 천천히 진행시켜서 다음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보세요. 천천히 진행하세요.

PJ : (얼굴의 표정과 목소리가 당황스러워짐) 경찰이 있고… 일본 순사들…

(놀라는 기색) 아… 옆에 숫자 같은 게 써있고… 누군가가 지금 제 눈을 가리고 있어요… 나무에 묶인 채로… 총을 쏴서 죽이려고… 맞은편에서 순사들이 하나, 둘, 셋… 하면서 총을 쏘려고 해요!!! (긴장한 목소리로)

(이 상황에서는 PJ에게 충격적인 트라우마가 예상되는 순간이기 때문에 천천히 그리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였다.)

SR : 일단 장면을 정지시키세요. 아직 죽지 않은 상황에서 기다리세요. 순사들이 셋까지 세지 않고 아직 하나만 센 상태에서 기다리세요.

PJ : 네. 지금 정지 상태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SR : 지금 현재의 불편한 상황과 연관된 전생으로 왔습니다. 본인이 현재 삶에서 가지고 있는 ‘고요함속의 팽팽한 긴장’이라는 상황과 지금의 상황을 비교해 볼 수 있나요?

PJ : 네. 제가 현재 가지고 있는 사진을 찍을 때 공포감과 같은 그런 느낌과 정확히 같아요. (천천히) 그 불안하고… 두렵고… 긴장된 느낌이 바로 이런 느낌이에요. 나무에 매달려서 총살당하기 전에 맞은편에서 순사들이 하나, 둘, 셋하고 외칠 때의 그 느낌이…

SR : 전생으로 가자고 했을 때, 이런 장면이 떠올려질 것이라고 예상 하셨나요?

PJ : 아니요. 전혀…

(중략)

PJ에게 있었던 현재 삶의 불편한 상황과 이 전생에서의 상황은 드라마틱하게도 거의 일치했다. PJ의 경우와 같이 이렇게 무의식속의 전생을 보는 것만으로도 평상시의 불안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의 목적이 치료나 상담은 아니지만 이렇게 전생의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현재의 문제점들이 변화될 수 있다. 이것을 전생치료요법(Past Life Therapy)이라고 하는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어디로부터 기원이 되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이며, 이것과 연결된 심리적 불안감이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

무의식의 몰입 상태에서 특정한 장면이 잘 안 떠오르는 경우는 대부분 그것을 무의식속에서 막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심리적으로 그 장면을 거부하거나 충격적인 트라우마가 있는 경우이다. 사실 이런 경우 일상생활에서 그것과 비슷한 상황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무의식은 모든 상황을 체크한다. 한마디로 신체의 많은 에너지가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서 사용된다는 것이다.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진되기 때문에 PJ의 경우와 같이 영문을 알 수 없는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도 이와 비슷한 경우이다.

PJ의 경우에서처럼 무의식의 저항이 있는 장면으로 바로 들어가 버리면 오히려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패닉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꼭 그 장면을 들어가는 상황이 필요하다면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한 채로 그 장면을 떠올려야 한다.

집중된 몰입 상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무엇인가를 떠올린다. 그 장면속의 시기(연도나 날짜)나 장소, 이름 등을 거침없이 확신에 찬 어투로 말할 때면 신비로운 느낌까지 든다. 시각적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이미지나 글자로 떠오를 수 있고, 청각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촉각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인 경우에는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PJ는 시각과 청각적 감각이 뛰어나서 연도나 이름 등이 이미지와 소리로 나타났다.

PJ는 현재의 삶에서 두 번째 불편한 문제로 시어머니와의 심각한 갈등을 토로했다. PJ는 현재 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상처를 많이 입었다고 했다. 시어머니와 본인과도 사이가 좋지 않지만, PJ의 큰 아들과 시어머니와의 관계도 아주 심각하다고 하였다. 심지어 PJ의 큰 아들이 어렸을 때 시어머니가 큰 아이를 집어던진 적도 있었다고 하였다.

PJ와 시어머니 그리고 큰 아들과 전생에서의 서로 관계가 있는지를 무의식의 체크를 한 결과 여러 시대에 걸쳐서 연결고리가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우선 현재의 시어머니와 관계가 있는 전생으로 갔는데, 신기하게도 PJ가 현재의 삶에서 첫 번째 불편한 문제와 관련된 전생인 민석이 때였다.

PJ : 초가집들이 있고, 앞에 주막 같아 보이는데… 마을 사람들이 주위에 많이 있어요. 지금 어떤 노파를 바라보고 있어요.

SR : 그 노파가 지금의 시어머니입니까?

PJ : 네.

SR : 지금이 어느 시대죠?

PJ : 민석이에요. 지금 민석이가 그 노파를 바라보고 있어요.

SR : 민석이가 몇 살 때죠?

PJ : 30대. 총살당하기 전이에요.

SR : 민석이와 그 노파는 어떤 관계죠?

PJ : 그 노파가 정신이 약간 이상해요…

SR : 그 노파 앞으로 가보세요.

PJ : 노파 옆에 섰는데… (약간 두려운 목소리) 그런데 그 할머니가 무서워요. 두려워요.

SR : 민석이가 할머니를 두려워합니까?

PJ : 아니요. 제가 두려워해요.

SR : 민석이가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본인이 두렵다는 것인가요?

PJ : 글쎄요… 민석이는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은데… 제가 두려워요.

SR : 왜 할머니가 두렵게 느껴지죠?

PJ : 글쎄요… 모르겠어요.

SR : 할머니가 민석이라고 부릅니까?

PJ : 아니오. 아무 말도 안하고 보기만 해요.

SR : 지금이 할머니를 처음 본 겁니까?

PJ : 민석이는 노파를 잘 모르지만 노파는 민석이를 알고 있어요…

SR : 할머니의 모습이 어떤가요?

PJ : 70대… 그보다도 더 들어 보여요. 허리도 더 꼬부라졌고…

SR : 그러면 할머니가 민석이를 처음 알았던 때로 가보겠습니다.

PJ : (잠시 후) 초가집이네요. 부모님들이 보이고… 본 듯한 얼굴인데 누구인지 잘 모르겠어요. (약간 놀란) 아… 얼굴은 다른데 지금의 아버지 어머니와 같아요.

SR : 현생의 아버지 어머니와 같아요?

PJ : 네. 그러네요. 그런데 얼굴은 달라요.

SR : 아까 그 할머니, 지금은 아줌마겠네요? 그 아줌마와 부모님과 어떤 관계가 있나요?

PJ : 민석이는 모르는데, 민석이 아버지와 그 아줌마와 관계가 있어요. 아버지가 그 아줌마를 쫓아내요…?민석이가 태어날 때와 관계가 있어요. 아버지가 그 아줌마한테 뭐라고 하면서 쫓아내요.

SR : 쫓아낸다는 건 뭐죠? 민석이 아버지와 그 아줌마를 보세요.

PJ : 민석이 아버지와 그 아줌마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예요.

SR : 그럼 민석이 엄마는 모르는 일입니까?

PJ : 모르겠어요.

SR : 근데 왜 거기서 쫓아내죠?

PJ : 아빠를 좋아했으니까… 아빠는 민석이한테 신경을 쓰고 싶은데 아줌마는 자기한테 신경 써 달라고… 아줌마도 정상적이진 않고…

SR : 정신이 이상해진다는 것이 뭐지요?

PJ : 아줌마가 아기를 잃고 이상해진 거예요. 아빠가 그 아줌마를 버렸어요. 아기도 죽고 정신도 이상해져서… 더 이상 안 만난 거죠.

SR : 아 그래서 더 정신이 이상해졌군요.

PJ : 그래서 그 아줌마는 민석이를 매우 싫어하는 거예요. 이 모든 이유가 다 민석이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중략)

PJ와 시어머니와의 전생의 인연은 이 외에도 1862년 지중해 연안 중동에서의 쉬아(PJ)와 티메르(큰 아들) 그리고 노파 점술사(시어머니)와의 전생에서 노파점술사가 서로 좋아하는 쉬아와 티메르 사이를 훼방하는 장면,? 850년 중국에서 슈수(시어머니)와 아빠(PJ)의 관계에서 아빠가 슈수를 죽게 내버려 두는 장면, 기원전 남미에서 인디언으로 살았을 때 엄마(PJ)와 아기(시어머니) 관계에서 엄마가 아기를 너무도 사랑했지만 엄마가 아기를 실수로 잃는 장면 등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SR : 지금 까지 보았던 시어머니와 관련된 전생을 다시 보면, 기원전의 남미 쪽에서의 인디언의 삶에서의 엄마와 아이로, 850년대의 중국에서 아빠와 슈수로… 1300년대와 1800년대의 지중해 연안 중동에서 쉬아와 노파로… 1930년대 한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민석이와 노파로… 그리고 현생에서의 본인과 시어머니… 그 장면들이 다 떠올라지나요?

PJ : 네…

SR : 그러면 이 전 생애를 현재까지 통 털어서 비교해보세요. 본인과 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서로 어떤 반복되는 패턴이나 거기에서 뭔가 알려주려고 하는 것이 있나요?

PJ : (단호한 목소리로) 용서의 기회!

SR : 본인이 시어머니를 용서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시어머니가 본인을 용서하는 것인가요?

PJ : 서로… 모녀였다가 부녀로 바뀌고… 죄책감에 시달리게 돼서 떨어지게 되고…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가까이 있지 못하고 조금 떨어진 관계에서 근처에 있는… 그렇게 계속 그 다음부터는… 네… 뭐랄까… 뭔가를 이해할 수 있는… 큰 틀에서…

이렇게 무의식속에 새겨진 전생과 현생의 삶들은 참으로 다양한 관계들로 얽혀져 있다. 하나의 생만을 놓고 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여러 전생을 통해서 큰 틀로 보게 되면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있다. PJ는 이것을 ‘용서의 기회’ 라고 했다.

우리가 여기 PJ의 전생에서 눈여겨보아야 될 것은 PJ의 현재 삶에서 가까운 사람들이 짧게는 몇 십 년에서 길게는 몇 천 년 동안 전생이라는 무의식의 공간에서 어떤 맥락을 가진 패턴으로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다. PJ의 삶속에는 단편적인 하나의 삶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시어머니, 큰 아들, 남편과의 작은 맥락에서 부터 전체가 어우러지는 큰 맥락이 함께 공존한다. 이렇게 작은 맥락들이 있고, 그 맥락들이 얽혀서 또다시 큰 맥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비단 PJ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무의식의 첫 번째 여행지인 전생에서 중요한 것은 여러 번 반복되는 전생의 기억 속에 숨겨진 삶의 패턴을 찾아내고, 현재 삶의 문제점을 그것에 투영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연결된 여러 전생과 현생의 경험들을 큰 테마와 패턴으로 보게 될 때, 현재 자신의 삶의 문제점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통찰이 생기게 된다.

반복되는 우리의 삶은 수많은 에너지들이 자아내는 하나의 큰 옷감과도 같다. 그리고 그 옷감으로 우리는 ‘나’라는 옷을 입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옷만 보게 되면 그 옷을 입은 ‘나’라는 실체를 볼 기회가 가려버리게 된다. 즉 전생 또는 현생이라는 반복되는 삶들만 보게 되면 궁극적으로 그 삶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부터의 세션 내용은 PJ의 삶에서 죽음으로 그리고 생과 생 사이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삶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살펴보자.

(중략)

PJ의 사례는 두 가지 차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PJ가 현재 삶에서 겪는 힘든 상황과 그와 관련된 여러 문제들이고, 또 하나는 PJ가 삶에서 가지는 근원적인 의문에 관한 것이다. 이 문제들을 단서로 이 무의식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PJ의 첫 번째의 문제는 바로 그녀의 전생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녀 자신의 여러 전생을 통해서 카메라 공포증과 연관된 ‘고요함 속의 팽팽한 긴장‘의 이유를 알게 되었고, 전생에서 시어머니와 겪게 되는 극적인 반전의 내용들과 큰 아들의 문제를 통해서 자신의 반복되는 삶의 패턴을 ’용서의 기회‘라고 하였다. 그리고 또 다른 전생들에서 그녀의 남편과 자식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큰 틀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었다. 이런 삶의 패턴은 현재 삶을 좀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며, 미래의 삶에 있어서 나침반과 같은 교훈이 된다.

그리고 죽음의 과정을 통해서 제한된 시공간의 틀을 벗을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다. 죽은 자신의 몸을 보는 것과 그 몸 이외의 영혼의 모습을 보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삼 느꼈을 것이다. 또한 PJ는 자신과 밀접하게 연결된 안내자와 같은 존재들을 이 무의식의 시공간에서 만났다. 그리고 생과 생 사이의 시공간을 여행하면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실질적으로 느껴지는 느낌을 기억하는 리멤버 과정도 거쳤다. 그 기억속의 느낌을 현재에서 자주 떠올릴수록 현재의 나와 더 잘 동조될 것이다.

PJ는 생과 생 사이에서 최종적으로 자신만의 대본을 만났다. 그리고 자신만의 삶의 대본의 제목인 ‘천년의 서’를 직관적으로 말했다. 이것은 아마도 수없이 지나온 전생들이 연결되어 말하고자 하는 큰 흐름이었을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이번 삶은 ‘천년의 서’를 통해서 목숨을 버릴 정도로 신념을 가지고 산다는 것, 미진하지 않게 충분히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이번 삶에서 무엇인가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이 생과 생 사이에서 대본을 찾게 되면 구체적인 내용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PJ처럼 제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사례자가 전혀 본 적도 없는 고대의 글자로 나타나기도 하고 그림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자신의 삶의 대본을 찾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마치 표지 없던 책의 제목을 발견한 것과 같지 않을까?

PJ는 무의식의 여행에서 삶의 문제들이 들어있는 배낭을 짊어지고 이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그 여행의 과정 속에서 하나씩 짐들을 내려놓고, 마침내 다시 현재로 돌아오면서 자신의 삶의 대본을 가져왔다.

– 무서운 카메라 끝